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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디의 첫인상
그리디는 세종대학교 교내 개발 동아리다. 평범한 동아리가 아닌, 아주 특이한 동아리다! 그리디를 함께하는 사람은 3가지 역할군으로 분류할 수 있다. 그리디를 유지보수하는 메인테이너, 그리디에서 성장해 나가는 멤버, 그리고 멤버의 성장을 돕는 리뷰어까지 모 부트캠프와 비슷한 형태이다. 비슷할 수밖에! 메인테이너와 리뷰어가 대부분 우아한테크코스 수료생이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6일 그리디 디스코드 채널에 처음 들어갔다. 메인테이너인 코코닥이 도와달라고 요청했고 기꺼이 참여했다.
처음 그리디 공식 행사에 참여한 것은 그리디 전체 회의였다. 멤버들을 처음 만나는 자리였다. 회의 후에는 전체 회식을 갔는데 회식 분위기가 정말 훈훈했다. 동아리가 참 마음에 들었고, 이런 분위기라면 꿈꾸던 동아리를 만들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그리디에 기여한 바
메인테이너로서 그리디에 함께한 지 2달 정도 지났다. 그동안 내가 그리디에 어떤 기여를 했을지 궁금해졌다. 이 글을 작성하게 된 이유이기도 한데, 회고를 계기로 그리디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 돌아보자.
처음 참여했을 때, 그리디 운영은 황무지였다. 밖에서 보기엔 멋진 동아리였지만, 기대와 달리 체계가 없었다. 기존에는 메인테이너 4인이서 그리디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능력자 4명이서 어떻게든 굴리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당시 운영에는 비효율적인 부분이 많았고 체계가 필요한 부분이 보였다.
가장 필요하다고 느낀 건 정기회의다. 그동안은 디스코드 채팅을 이용한 비동기 소통이 주를 이루었다. 비동기 소통의 장점이 매우 크지만 중요한 의사 결정하는 데에 있어 썩 좋지 않았다. 그리디의 몸집이 커지며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매일 쌓여가는 시점이었고, 정기 회의의 필요성에 대해 모두가 공감했다.
회의를 제안한 만큼 회의가 잘 진행되길 바랐다. 회의가 얼마나 힘든지 뼈저리게 경험했기에... 기업 블로그를 여럿 참고하여 회의를 잘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했다. 가장 도움이 되었던 것은 우아한형제들의 회의 준비를 안 하면 새로운 회의가 생긴다 글이다. 글에서 강조하는 4가지 방법을 따르려 노력했다.
- 회의 전, 목적과 안건을 작성하여 공유하기
- 회의 시작, 목적과 안건을 안내하고 기록자를 지정하기
- 회의 중, 목적과 안건에서 벗아나지 않도록 방향 잡기
- 회의 끝, 회의 기록 공유하기
회의 전날 미리 안건을 정리하고 운영진 채널이 공유했다. 안건을 미리 확인하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오니까, 확실히 회의 시간이 짧아지고 개선됨을 느꼈다. 회의에 대한 부정적인 경험을 줄이고, 회의가 생산적인 시간이 되어서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노력이 지속되지 않으면 회의가 방향을 잃기 쉽다. 앞으로도 꾸준히 준비하는 습관을 유지해야겠으며, 이 중요성을 다음 운영진에게도 꼭 전달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리디 문서 정리에도 기여했다. 그리디의 중요 문서는 노션으로 관리하고 있는데, 내가 참여했을 때 노션 페이지는 정리되어 있지 않았다. 그때까지는 관리할 문서도 많지 않았다. 내가 참여한 후로 정기회의가 생기며 회의록을 관리해야 했고, 여러 행사를 기획하면서 문서가 많아졌다. 문서 정리에 대단한 방법론을 적용하진 않았고, 필요한 문서를 빨리 찾아볼 수 있도록 정리했다.
문서를 위와 같이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문서가 깔끔하게 정리된 상태로 꾸준히 유지되고 있어 매우 만족스럽다! 문서를 사용하는 모든 운영진의 꾸준한 노력 덕분인 것 같다.
그리디에 온보딩한 후에는 메인테이너로써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메인테이너로써 책임은 여러 가지 있다. 스터디 준비, 강의실 대여, 정기 회의 참석, 동아리 행사 기획 및 수행, 리뷰어와 멤버와의 소통, 미션 관리 등 관리해야 하는 것이 상상 이상으로 많다! 나는 스터디와 미션 이외에 동아리 운영과 관련된 대부분의 일을 맡아 왔고, 최근에는 스터디와 미션에도 관여하고 있다.
동아리를 운영하기 위해 관리할 지점이 너무 많고 메인테이너의 수는 적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한 가지 방법으로 디스코드 봇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메인테이너는 정기 회의가 끝나고 액션 아이템을 도출한다. 여러 액션 아이템을 각 메인테이너에게 분배하여 수행하고 결과를 모아서 다음 액션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다음 액션을 리마인드 해주는 작업을 디스코드 봇이 하면 어떨까 한다. 미래 어느 시점에 수행해야 하는 일을 메인테이너 개인의 기억에 맡기는 것에는 실수가 있을 수 있고, 책임을 맡은 사람은 기억하느라 인지 부하를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디스코드 봇이 시기적절하게 리마인드를 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디스코드 봇 개발을 개발하는 데에 비용이 들기도 하지만, 하나의 프로젝트로 두어 멤버들의 학습 측면에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빠르게 개발해서 사용해 보고, 빠르게 피드백을 수집하면서 개선해 나가면 좋을 것 같다.
며칠 전 그리디에 첫 공식 행사가 있었다. 바로 멤버와 리뷰어가 만나는 '리뷰어와의 만남'이라는 행사이다. 여기에 우아한테크코스 백엔드 코치이자 초록 스터디를 운영하고 계신 브라운과 네오가 오셨다. 리뷰어와의 만남은 내가 그리디에 참석하기 전부터 기획을 시작했던, 오래전부터 기획하던 행사였다. 약 20명의 인원이 참여하는 행사를 처음부터 기획하고 운영하는 경험을 할 기회이기에 신나면서 어깨가 무거웠다. 하지만 멋진 메인테이너들과 함께 기획하고 꼼꼼히 준비하여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지금까지 그리디에서 느낀 바
처음 그리디에 오기로 결정한 데에는 메인테이너인 코코닥과의 의리를 지키기 위해서이다. 역설적이게도 나는 학생이 운영하는 학술 동아리를 싫어했다.
대학에서 코딩 동아리를 4개 정도 했다. 많이 배우기도 했지만 실망스러운 부분도 많았다. 부원으로 동아리에 참여했을 때를 떠올리면, 불필요한 커리큘럼과 부원에게 가혹한 스터디 방식, 무책임하게 운영하고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동아리가 많았다. 운영진으로도 참여했을 때는 동아리에 참여하는 인원이 적어 운영이 어려웠고, 열심히 기획하고 준비해도 인원이 없어서 무의미한 열정 페이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이 동아리는 왜 존재하지?라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위 생각을 깨고 싶었다. 동아리는 절대 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지만, 이 생각을 극복하고 싶었다. 살아 숨 쉬는 동아리를 경험하고 싶었다. 동아리 구성원끼리 신뢰가 쌓여 교류가 활발하고, 열심히 공부하는 그런 분위기를 꿈꾸었다. 지금 그리디는 내가 꿈꾸던 모습에 가까워지고 있다. 메인테이너와 리뷰어 간에는 두터운 신뢰 위에서 교류를 해나가고 있다. 두 집단 모두 그리디 안에서 성장해 나감을 느끼고 있다. 멤버와의 소통은 아직 충분하지 않지만 꽤 만족스러운 수준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리디에서 제일 만족스러운 부분이 메인테이너와 리뷰어 간에 신뢰가 두텁다는 점이다. 신뢰 위에서 서로 피드백을 아끼지 않고 성장할 수 있다. 우아한테크코스를 수료했음에도 그곳에서의 분위기를 계속 느낄 수 있다는 게 정말이지 너무 행복하다. 회사도 아니고 고작 대학 동아리라서 동네 구멍가게처럼 보일 수 있지만, 모두 그리디를 위해 진심을 다하고 있고 프로 의식이 느껴진다. 내가 앞으로 속하는 모든 조직이 이런 분위기라면 정말 행복하게 일할 수 있을 것 같다.
또, 많이 배우고 있는 부분은 개발 외적인 분야이다. 경험이 부족하여 다소 추상적일 수 있는데, 어떤 이벤트를 기획하고 준비하여 수행까지 하는 전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며 개발 외의 영역을 배우고 있다. 이 과정에서 협업을 잘하는 방법, 협업하면서 어떤 자세로 임하는 것이 좋은지, 협업하고 싶은 동료 같은 기준이 세워지고 있다. 이것은 함께하는 이들이 너무나도 훌륭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배울 수 있다.
그리디에서 함께하며 더 많은 경험을 쌓아갈 예정이다! 그때는 또 어떤 경험을 했을지 기대된다.
앞으로 그리디는
그리디는 더 큰 비전을 갖고 있다. 동아리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교내에 있는 학생 개발자들이 뛰어놀 수 있는 개발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이다. 지난 12월 커뮤니티를 출범했고 사람들이 모이고 있다.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해 발표 세션, 스터디 진행과 같은 활동을 계획 및 진행하고 있다. 2월 내로 그리디 커뮤니티에서는 교내 개발자 발표 세션을 준비하고 있다. 우아한테크코스의 테코톡 또는 우아콘과 유사한 컨셉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아직 기획 단계지만 정말 기대된다.
그리디 2기 백엔드 스터디의 장을 맡게 되었다. 이제 백엔드 스터디 전반을 기획하고 준비해야 한다. 개인적인 바람은 부원들 간에 소통이 더 활발해지고, 신뢰 위에서 상호 피드백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고 싶다. 미션에 관해 활발하게 토론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더 성장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꽤 도전적인 미션이 될 것 같지만 나중에 돌아보면 뜻깊은 경험이 될 것 같다.
다음 회고는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이만 글을 마친다!